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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첫경험, 첫번째 걷기 기록입니다. *^^* (좀 깁니다~^^)

2012.03.12 13:03

이지은다빈모 조회 수:1923

3월 9일, 금요일.
날씨가 무척 좋았지요.
다빈맘은 혹시나 해서 겨울 파카에 목도리까지....
그리고 운동화 끈도 동여매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학교로 갔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이 연두빛 조끼를 모두 걸치고 우르르 몰려 나오더군요.
가벼운 옷차림에 긴장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기대감으로 살짝 상기되어 있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습니다.
어른이 긴장하지,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행사인게지요...*^^*

모두들 병아리들 마냥 짝손을 하고 길을 나섭니다.
재잘재잘, 쫑알쫑알.... 쉼없이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들고온 가방 이야기에서부터 포켓몬스터 이야기까지,
끊임없이 이야기 거리가 보물단지에서 솟아나옵니다.
동네 분들께 인사도 잘 합니다.

학교에서 버스로 나오는 길,
인도가 따로 없어 좀 위험하다 싶더군요.
차가 올때마다 "얘들아, 차온다~~" 하고 일러줬더니,
그 순간만은 이야기 소리 뚝!!
잽싸게 몸을 길 가장자리로 옮깁니다.
녀석들~~~~!! 흐흐~~^^





첫번째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젖은 자리 피해 뽀송뽀송한 모래 위를 찾아 앉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곳에 둥그렇게 모이게 되었지요.

"선생님~!! 이제 얼마나 남았어요"
" 지금까지 반의 반 만큼 걸어왔어요~~"

갑자기 물을 마시고 한숨을 돌리던 아이들이
<반의 반>에 대해 자신들만의 의견을 늘어놓습니다.

" 반의 반은 이만큼에서 이만큼을 빼고, 또 그것에서 이만큼을 빼고......어휴~~ 답답해, 이걸 못알아 들어??"
"아니,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반의 반은 어쩌고 저쩌고..."
"그러니까 반의 반은 반이 이만큼이니까...... 어쩌고 저쩌고..."

그 모습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저에게는<그냥 반의 반>이었던 것이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 <특별한 반의 반>이었던 것입니다.

(동영상 업로드가 안되네요. 조금만 기다리셤~)

다시 자리를 털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꼬불꼬불 마을길을 돌아나오니, 확트인 강물이 보였습니다.
몸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농가월령가>가 흘러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제 장단에 맞춰 다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다빈이의 집중 개인교습에도 불구하고 가사를 못 외우고 있던 다빈맘은
따라부르지는 못하고 마음으로 열심히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아이들 노래소리는 발걸음을 더 가볍게 만들어주고 힘이 나게 해주는 마법의 소리였습니다.

(또 동영상이 안되네요. 조금만 기다리셤~~)

개와 멧돼지를 사육하는 사육장을 지나갈 때 였습니다.
개는 평소 익숙해서 아이들의 이야기 거리가 되지 못했는데,
길을 걷다 언제 보일지 모르는 멧돼지가 아이들에게는 화제거리였습니다.

"와, 정말 멧돼지가 있다고?"
"멧돼지는 빨간 옷을 보면 도망간데, 무서워서~!"
"정말, 정말??"
"어, 그러면 나 다빈엄마 한테 붙어있어야지, 그러면 멧돼지가 도망가겠지??"
"그러면 되겠다, 그치?"

그 얘기를 듣고 제몸을 내려다 보니,
빨간 롱 점퍼에 빨간 운동화......ㅋㅋ
제 옷차림을 저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이들 관찰력 덕분에 저는 멧돼지도 물리칠 수 있는 영웅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자~~!!
저도 은근히 빨간 점퍼와 빨간 운동화의 저력을 발휘하길 바라며 아이들에게 으스댔습니다.

개 사육장을 지나,
드디어 멧돼지 사육장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돼지들이 철조망 앞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돼지들과 다빈맘 사이에서 펼쳐질 팽팽한 기싸움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어라??
멧돼지들..... 별 반응없이 지나가는 우리들을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에이~~ 도망 안가잖아~~"
"하나도 안무서워 하잖아~~~"

힘이 잔뜩 들어가 있던 다빈맘의 어깨는 풍선 바람빠지듯 쑥 꺼져 버렸습니다.

"그러게..... 하나도 안무서워 하네~? " T.T

얼마 후, 최수정 선생님과 최옥경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살피셨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정글의 낭떠러지를 용기있게 내려가듯
넝쿨더미를 밟고 신나게 내려가 강 가장자리에 쭉 늘어섰습니다.

아이들은 강 앞에 다다르자
지금껏 가지고 있던 흥분과 에너지를 강물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고요해졌습니다.
모두들 강물을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그 뒷모습을 보니, 경건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모르죠.... 가까이 가서 봤으면 재잘재잘 이야기 나누고 있었을 수도 있고~~^^)

잠시후,, 최옥경 선생님이 작은 돌맹이를 주워 강물 위에 멋지게 수제비를 떴습니다.

"쓩~~!"
"우와~~!!"
 
감탄하던 아이들도 질세라 열심히 돌맹이를 줍습니다.
그리고 풍덩풍덩 강물에 열심히 돌을 던집니다.
그날 강물은 무척 배가 불렀을 겁니다. *^^*





(또 동영상이 안됩니다. 조금만 기다리셔욤~)

간식시간.
아이들은 저마다 싸온 간식통을 꺼내 열심히 간식을 먹었습니다.
내 것을 친구에게 주기도 하고, 친구에게 하나 얻어먹기도 합니다.
그때 재현이가 사탕 두개를 걸고 '가위 바위 보' 배틀을 열었습니다.

"사탕 먹을 사람~~ 두명!!  손들어 봐~!"
"나도!"
"나도!!"
"나도!!!"

다빈맘도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가위 바위 보! 보!! 보!!!"

결국은 두명이 담첨되었고,
맛나고 예쁜 막대사탕은 주인을 찾아 떠났습니다.
행운의 주인공은 윤빈이와 또 한명의 친구! (생각이 안나욤!! 끙~~)

간식 먹고 난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강물을 뒤로 하고,
다리를 건너,
큰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트럭이며 버스들이 큰소리를 지르며 쌩쌩 달리고 있었습니다.
매연이 온몸을 휘감았고,
공기는 숨쉬기 힘들 정도로 먼지와 함께 데워져 있었습니다.

신호등 지시에 따라 큰길을 건너니,
저 멀리 모현초등학교가 보였습니다.

'빨리 이 길이 끝났으면.....'

다빈맘은 이제껏 걸었던 긴 거리보다,
큰길에서 걸었던 짧은 거리가 더 멀게 느껴졌습니다.
인도 옆에 세워진 가드에는 뿌연 먼지가 잔뜩 쌓여 아이들은 옷소매를 시커멓게 만들었고,
울퉁불퉁 깨져 있는 보도 블럭은 아이들의 발목에 무리를 주었습니다.

드디어 모현 초등학교 도착!!
교문 앞에서 오늘 걷기에 참여하지 못했던 선우와 주영이가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개선장군 마냥 선우와 주영이의 손길에 응답합니다.
모현 초등학교에 들어서서 아이들은 마침을 하고 또다시 운동장으로 달려 나갑니다.

"아이고~~ 요녀석들 쌩쌩하구만~!!"

참으로 길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걷기 있는 날 아침까지 몸이 너무 안좋아서 걱정 걱정 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의 에너지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씩씩하게 잘 걸어가던 아이들,
너무도 밝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던 아이들,
너무도 신나게 노래부르던 아이들,
그리고 너무나 행복해하며 순간순간을 즐기던 아이들.....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아이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시간들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든 것이 고맙습니다...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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